서론
로마서는 많은 사람을 변화시켰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마르틴 루터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수도원에 들어가 ‘구원을 얻고자’, ‘바르게 살고자’,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고자’ 갖은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그를 떠나지 않는 두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죄 문제요, 또 하나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는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로마 스칼라 산타 성당의 빌라도 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라는 말씀을 읽게 되었고, 그 순간 성령 안에서 그의 마음에 생명의 빛이 비쳤습니다. 그는 일어나 외쳤습니다.
“바로 이것이다. 오직 믿음으로!”
그는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혀온 죄와 심판의 굴레에서 벗어나 비로소 평안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참된 자유와 기쁨을 얻었고, 종교개혁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 로마서의 주제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
로마서는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가에 대한 말씀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많은 사상과 이즘들의 부딪침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상과 이즘들의 뿌리를 살펴보면 크게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헬레니즘은 인본주의요, 헤브라이즘은 신본주의입니다. 전자는 인간을 최고 권위에 두고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반면에 헤브라이즘은 하나님을 최고의 권위에 둡니다. 그리고 최고의 가치와 윤리를 하나님 안에서 찾습니다.
이 두 사상이 인간의 구원 문제에 부딪치면 극과 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인본주의는 ‘내’가 의를 찾아 나섭니다. 이런 사고의 기초 위에서 예수님을 믿게 되면 구원의 주체가 내가 됩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구원을 받게 됩니다.
반면에 바울은 로마서에서 “내가 어떻게 구원받느냐?”가 아니라 “하나님이 어떻게 구원을 베푸셨는가?”를 말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주신 복음을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했습니다. 바울이 믿어 의롭게 된다고 하는 그 믿음도 내 의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구원은 내 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사, 곧 선물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로마서의 주제는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을 믿게 되고, 복음을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
바울의 구원관은 인간의 행위를 배제합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입니다.
2. 로마서의 저자
로마서의 저자는 바울입니다. 바울은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고,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었습니다(빌 3:5). 그는 당시 석학이었던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교육을 받은 엘리트였습니다(행 22:3).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두루 섭렵한 학자로서, 로마 시민권을 소유한 당대 상류계층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교회를 핍박하고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여 죽이는 것이 곧 하나님을 섬기고, 유대 조상들의 유전을 지키고 보전하는 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바울은 이를 위해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행 7:58, 8:1-3, 9:1-9, 15-16). 그리고 이후에 아시아와 유럽 지역, 마침내 로마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신약성경 대부분의 서신은 바울이 각 교회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그중 로마서는 “바울의 복음서”라고 할 만큼 그의 구원관과 역사관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3. 로마서의 집필 시기와 장소
바울은 3차 전도여행 시 에베소에서 말씀의 능력을 체험한 후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졌습니다(행 19:21). 로마서는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이 끝나는 시점(주후 58년)에 고린도에서 6개월 정도 머무는 동안 집필되었습니다(롬 15:25-26). 그는 눈이 침침해 더디오에게 로마서를 대필하게 했고(롬 16:22) 뵈뵈 편에 보냈습니다(롬 16:1-2).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 로마는 정치, 경제, 군사 모든 면에 있어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로마는 황제숭배사상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로마가 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를 통해 당시 땅 끝이었던 서바나를 선교하고자 하는 ‘땅 끝 선교전략’을 세우고 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롬 15:22-24).
3. 로마서의 특징
바울은 지금까지 전했던 복음의 핵심을 로마서에 모두 담았습니다. 그래서 로마서를 일명 “바울의 복음서”라고 합니다. 샌디는 로마서를 가리켜 “유언적 서신”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생전에 로마에 못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유언하는 심정으로 복음의 핵심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버튼은 로마서를 “예방적 서신”이라고 칭했습니다. 당시 로마에는 인본주의 사상과 황제숭배, 죄악된 쾌락문화가 성행했습니다. 바울은 성도들이 이런 도시에서 복음 신앙으로 무장하여 승리하는 삶을 살도록 로마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종종 로마서는 건축의 철근 콘크리트에 비유됩니다. 왜냐하면 복음의 핵심과 본질, 그리고 내용을 조직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4. 로마서의 목적
바울은 로마서를 쓸 때 다른 서신과 달리 배경설명 없이 기독교 교리와 윤리를 체계적이고 명쾌하고 논리정연하게 기록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로마서를 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신령한 은사를 로마의 성도들에게 나눠주어 견고하게 하고자 함입니다(롬 1:11). 신앙은 회심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회심은 신앙생활의 시작일 뿐입니다. 신자는 계속해서 양육을 받아 믿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도 양육을 받지 않으면 믿음이 식기 마련이고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의 감격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둘째, 로마 성도들과 신령한 은사와 은혜를 나누기 위함입니다(롬 1:11, 15:15). ‘신령한 은사’란 복음을 말하고, ‘은혜’란 부르심을 가리킵니다.
셋째, 로마에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심정 때문입니다. 그는 로마에 가고자 여러 번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롬 1:10). 그러자 복음을 편지 형식으로라도 써서 로마에 전해야겠다는 신념으로 로마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5. 로마서의 개요
1. 서론(롬 1:1-17)
2. 의: 과거의 구원(롬 1:18-5:21)
- 복음의 필요성(롬 1:18-3:20)
- 구원의 방법(롬 3:21-31)
-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아브라함의 예(롬 4:1-25)
-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에게 임하는 복(롬 5:1-21)
3. 성화: 현재의 구원(롬 6:1-8:17)
- 죄로부터의 자유(롬 6:1-23)
- 율법으로부터의 자유(롬 7:1-25)
- 성령의 내주하심(롬 8:1-17)
4. 영화: 미래의 소망(롬 8:18-39)
5. 선민 유대인: 하나님의 비밀(롬 9:1-11:36)
6. 신자의 윤리(롬 12:1-15:13)
7. 바울의 선교 전략(롬 15:14-33)
8. 바울의 인사(롬 16: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