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사도행전은 누가가 데오빌로에게 전한 사도들의 행적입니다. 저자 누가는 바울과 제2, 3차 전도여행을 함께했고, 로마 호송 중에도 동행했으며 누가복음을 기록했습니다. 사도행전은 그의 두 번째 책입니다. 수신자 데오빌로는 헬라어 ‘데오’(θεό)와 ‘필로’(φιλο)의 합성어로, 데오는 하나님, 필로는 사랑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데오빌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란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데오빌로는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봅니다. 누가는 그를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어떤 특정한 인물이라기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누가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된 복음 역사가 그의 택하신 사도들을 통해 어떻게 계승되고 확장되어 세계화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사도행전을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성령은 사도행전의 주체이다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이라고 불릴 만큼 성령이 주체가 되어 구원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성령은 사도들을 도구로 사용하여 복음 사역을 이루십니다. 성령이 친히 사람의 마음을 여시고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여 복음을 전하십니다. 성령이 당시 헬라 사상과 문화, 그리고 헬라어를 사용하신 것입니다. 성령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도우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친히 주체가 되어 나를 이끌어 가시고 주관하십니다. 성령은 나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십니다. 성령은 구원 역사의 주체이십니다.
우리가 사도행전을 읽어보면 성령이 교회를 세우시고, 사도들이 성령이 충만하여 성령이 지시하는 대로 성령에 이끌리어 하나님의 구속역사를 이루어갑니다. 또한, 성령이 사도들을 위로하고 함께하여 사도들이 핍박 중에도 기쁨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음이 예루살렘을 넘어서 세계로 뻗어 나갈 때에 이방 문화에 부딪혔지만, 사도행전은 그럴 때마다 복음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복음 전파의 방법과 역사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성령께서 지금도 사도행전 역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이 역사는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계속됩니다.
성령은 성경의 역사적인 사실을 믿도록 한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사유하는 철학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지식이나 사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능력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행 1:8상).
성령은 능력입니다. 성령은 죄를 이기고, 사망을 이기고, 시험을 이깁니다. 성령은 마음을 여십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여셔서 예수님을 믿도록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그곳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복음서의 내용은 그 초점이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그런데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적인 사건이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증언되고 믿어집니다(행 2장). 다시 말해 성령은 십자가와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로 믿어지게 하고 복음이 전파되게 합니다.
성령 충만은 복음의 증인 된 삶으로 나타난다
말씀이 있는 곳에 성령 충만함이 있고, 성령 충만함은 복음의 증인 된 삶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령 충만’이라고 하면 황홀과 무아지경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성령’이라고 하면 고린도 교회에서 특별하게 일어났던 특수한 현상인 방언을 연상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편성 속에 특수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령만큼은 고린도 교회에서 특별하게 일어났던 방언과 연결시킵니다. 모범적인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 교회를 배우지 않고 문제 많은 고린도 교회를 배우려고 합니다. 사실 방언이나 신유나 예언은 이방 종교에서도 일어났고, 또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에서의 성령 충만은 복음의 증인 된 삶을 살게 하며,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성품은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입니다.
교회는 선민의 원점임을 제시한다
회당의 뿌리는 선민사상입니다. 선민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의 모형입니다(벧전 2:9). 실제(reality)가 오면 모형은 없어집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진 교회가 선민의 원점이 되고, 선민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도들과 늘 함께하신다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날마다 삶의 현장에서 몸과 마음으로 경험했습니다. 베드로가 날 때부터 걷지 못하는 이를 향해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 3:6하)고 했을 때 일어나 걸었습니다. 사도들이 옥에 갇혔을 때도 주님께서 빠져나오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복음은 핍박을 통해 전해진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믿는 이들을 지독하게 핍박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있습니다. 만일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아무 저항 없이 수용되었다면 복음이 세계와 땅끝까지 이르러 전해질 수 없었습니다. 핍박과 환난을 통해 사도들이 흩어졌었고, 이로 인해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졌습니다. 지금도 복음은 환난과 핍박에 실려 땅끝까지 전해집니다.
우리도 사도행전에서 보여주시는 성령 충만함을 통해 복음의 증인 된 삶과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는 거룩한 사도행전 역사를 이루어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