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마가복음 4:30-34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4:31).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골에 검룡소라는 작은 못이 있습니다. 둘레는 20m이고 깊이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못에서 하루에 솟아나는 물의 양이 2,000여 톤입니다. 이곳이 바로 한강의 발원지입니다. 하루에 2,000여 톤은 그렇게 많은 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시작된 물이 시내를 이루고, 작은 강을 이루고, 한강이 되어 수도권의 인구 1,300만 명(남한 인구의 4분의 1)의 젖줄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처럼 하나님 나라는 시작은 미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는 창대합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8:7).

 

많은 사람들은 결과가 창대하려면 시작도 창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은행에서 많은 돈을 빌려서 창업합니다. 창업식도 아주 거창하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못 가 문을 닫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처음에는 아주 미약해 보이지만 그 결과는 장엄하고 웅장합니다. 본문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겨자씨와 같이 미미할지라도 말씀의 씨를 뿌려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겨자씨와 같은 하나님 나라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마치 겨자씨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는 씨앗 중에서도 가장 작은 씨앗입니다. 겨자씨가 얼마나 작은가 하면 750여 개를 모아야 겨우 1그램이 될 정도입니다. 이 씨는 마른 깨알보다 작고 가볍습니다. 그러나 이 씨가 땅에 뿌려지면 4-5m로 자라서 큰 가지를 냅니다. 그 가지의 그늘에 여러 가지 새들이 둥지를 틀고 깃듭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는 처음에는 겨자씨처럼 아주 작아 보이지만 후에는 창대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특징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구주가 되시지만 말구유에서 초라한 아기로 태어나셨습니다. 이는 당시 천하를 호령하던 로마제국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 초라합니다. 작은 베들레헴, 갈릴리, 예루살렘에서의 사역, 골고다에서 죽으신 사건 등은 인류 역사의 현장에서 보면 미미한 겨자씨와 같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복음이 온 세계를 정복했습니다. 나폴레옹이 임종 직전에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나는 칼로써 전 유럽을 제패해 보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골고다 언덕에서 비참하게 죽은 예수는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평범한 어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죄인 취급을 받던 세리도 있었고, 과격한 열심당원도 있었으며, 따지기를 좋아하는 빌립도 있었고, 의심 많은 도마도 있었고, 심지어 배반할 가룟 유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가리켜 적은 무리”(12:32)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거대한 조직이나 군대도 없었으며, 또한 유명한 학파를 형성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소수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초라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연약한 몇 사람들을 통해 시작된 역사가 온 세상을 덮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마지막은 창대합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말씀의 능력을 체험한 후 로마 개척이라는 크고 놀라운 비전을 보았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에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여 이르되 내가 거기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하고”(19:21).

 

바울은 이 비전을 따라 쇠고랑을 찬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갔습니다. 그는 로마에 가서 거대한 장소에서 거창하게 복음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감옥, 셋집에서 일대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28:30-31). 그곳에서 2년 동안 자기에게 오는 사람들에게 담대히 하나님 나라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습니다. 비록 셋집에서 시작된 복음이지만 A.D. 313년에 기독교가 공인되었고, 375년에 국교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겨자씨와 같이 처음은 미미하지만 대로마를 무너뜨리는 위대한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존 웨슬리는 옥스퍼드대학에서 그의 동생 찰스 웨슬리 등 몇 사람과 더불어 홀리 클럽을 만들어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이 모임은 극히 미미했습니다. 수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숫자가 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한 차례 중단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미미한 모임이 터가 되어 오늘날 감리교단이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1885년 부활절에 언더우드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발을 내디딤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같은 배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했습니다. 한두 사람이 시작한 복음역사가 120년이 지난 오늘날 861여 만 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경이로운 역사를 일으켰습니다.

겨자씨가 아주 작지만 이처럼 놀라운 생명 역사를 일으킬 수 있는 비밀은 그 속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어 있는 것 같지만 다시 살아나고, 미미한 것 같으나 엄청난 역사를 이루는 것이 생명입니다. 생명은 거대한 바위를 깹니다. 생명은 딱딱한 아스팔트를 헤치고 나오기도 합니다. 여기에 생명의 소중함, 생명의 능력, 생명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금시계와 콩 한 주먹은 교환의 가치 측면에서 보면 금시계가 귀하고, 생명의 차원에서 보면 콩이 더 귀합니다. 교환의 가치를 귀히 생각하는 사람은 금시계를 택할 것이고, 생명을 귀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콩을 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딴섬에 처해 있다면 누구의 판단이 현명합니까? 금시계를 택한 사람은 굶어 죽고, 콩을 택한 사람은 생명을 보존할 것입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1:4).

 

그 안에 생명이 있습니다. ‘생명에는 헬라어로 유한적인 생명비오스’(βιος)영원한 생명조헤’(ζωή)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생명은 영원한 생명을 말합니다. 이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입니다. 이 생명은 행복과 기쁨과 자유를 포함합니다. 이 생명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말합니다(21:3-4). 이 생명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집니다. 이 세상에서는 풍성한 생명이요(10:10), 천국에서는 영원한 생명입니다(10:28).

생명의 속성은 자라고 결실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은 따스하고 부드럽습니다. 생명은 영원하고 희망이 있습니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잉태시킵니다. 생명은 약동합니다. 생명은 역동적입니다. 생명은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편 생명의 반대는 죽음입니다. 죽음의 속성은 딱딱합니다. 죽음은 자라지 않습니다. 죽음은 역겨운 냄새를 풍깁니다. 죽음은 생명을 잉태시킬 수 없습니다. 죽음은 차갑고 부패시킵니다. 죽음은 삶을 파멸시킵니다. 생명은 오직 그 안’,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요일 5:12).

 

생명을 얻는 길

 

첫째, 예수님을 믿고 순종할 때 생명을 얻음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3:36).

 

우리가 사는 이 땅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가 인간들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행위를 통한 구원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도 행위를 통해 영생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를 아시고 믿음을 통한 영생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독생자 예수님을 믿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순종할 때 영생이 있습니다.

 

둘째, 예수님과 사귐을 가질 때 생명을 얻음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이 생명이 나타내신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언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바 된 이시니라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요일 1:1-3).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과 사귐을 가질 수 있습니까?

첫째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친밀해지려면 지연, 학연 등의 장벽을 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예수님과 사귐을 가지려면 죄의 장벽을 깨야 합니다. 죄는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단절시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려면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요일 1:8-9).

둘째로, 예수님과 연합해야 합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15:5).

 

생명은 단순히 교인이 되고 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포도나무 가지가 포도나무와 연합될 때 생명을 공급받을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과 연합할 때 생명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나의 죽음과 부활로 받아들일 때 생명을 공급받게 됩니다.

두 사람이 10년 동안 교회 캠프에서 생활했습니다. 한 사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이 똑같았고, 반면에 문어 다리처럼 흐느적거리던 형제는 변화되어 독수리같이 희망찬 삶을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차이가 어디에 있을까요? 한 형제는 캠프에서 잠만 잤기 때문이요, 다른 형제는 깨어서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등 영적인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생명이 있습니다. 말씀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죄와 죽음을 이기고, 절망을 이기고, 슬픔을 이기고, 무기력을 이기고, 구원에 이르게 되고, 더 나아가 재생산, 즉 제자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링컨을 위대하게 한 것은 말씀을 통한 생명 역사입니다. 그는 8세 때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좋은 계모를 만나 성경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14세 때 계모를 여의었습니다. 그는 많은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그때 그는 16대 미국 대통령이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를 위대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작은 포켓 성경이었습니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때 나를 위대하게 한 것은 계모가 선물해 준 포켓 성경이라며 성경을 꺼내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성경은 그의 신앙 인격을 자라게 해주었으며 큰 거목으로 키웠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한때 사교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그는 탕아였습니다. 그런 그가 로마서 1313-14절을 읽고 방탕했던 생활에서 벗어났고, 탕자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되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수도원에 들어가 구원을 얻고자’, ‘바르게 살고자’,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고자갖은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 깊은 곳에는 두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죄 문제요, 또 하나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는 죄 사함의 기쁨을 얻지 못해 밤마다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 앞에 두려워 떨어야 했습니다. 성경을 읽어도 두렵고, 기도해도 두려웠습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 계단 성당(Scala Santa)의 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기쁨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1:17)라는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성령 안에서 그의 마음에 생명의 빛이 비쳤습니다. 그는 일어나 바로 이것이다. 오직 믿음으로!”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이 말씀으로 심판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는 마음에 참된 자유와 기쁨을 얻었고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역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세계의 모든 민족들 중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만큼 강력한 나라는 없습니다. 이것은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가 자라서 모든 나무보다 크게 성장한 것과 같습니다. 자라난 겨자 나무에 수많은 새들이 깃들이는 것처럼 온 세계 백성들이 교회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실 때 이미 이러한 비전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재림을 통해서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시며 겨자씨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은 모든 믿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그래서 복음이 들어가는 곳마다 영혼이 구원받고 사회와 문화가 발전해 축복의 장소로 변화됩니다.

 

말씀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말씀이 뿌려질 때 말씀 자체의 생명으로 인해 언젠가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는 미약하지만 복음의 생명력은 강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겨자씨와 같이 미미할지라도 뿌리를 내릴 때 어두운 세상을 비추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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