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사도행전 13:4-12
바른 길을 굽게 하지 말라 -구브로 선교
“바울이라고 하는 사울이 성령이 충만하여 그를 주목하고 이르되 모든 거짓과 악행이 가득한 자요 마귀의 자식이요 모든 의의 원수여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겠느냐”(행 13:9-10).
13장부터 복음의 무대가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사역에서 이방인을 중심한 사역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베드로 중심에서 바울로 바뀝니다. 다시 말해 무대와 인물, 그리고 복음의 대상이 달라집니다. 바울은 생애 네 차례의 전도여행을 했습니다. 제1차 전도여행은 구브로,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행 13-14장) 지역이었습니다. 제2차 전도여행은 안디옥 교회에서 선교 보고를 한 후, 아시아 지역을 선교하기 위해 떠났지만 드로아에서 마게도냐 사람이 부르는 환상을 보고 빌립보로 가서 마게도냐와 고린도 지역을 선교했습니다(행 15:36-18:23). 제3차 전도여행은 아시아의 수도 에베소(행 18:24-21:26)를 중심으로 사역했으며, 제4차 전도여행은 바울이 그토록 가고자 했던 로마의 전도여행이었습니다(행 21:27-28:31). 그의 전도여행은 총 7만 Km나 되었습니다.
본문은 바울의 제1차 전도여행 중의 첫 선교지, 구브로에서 일어났던 성령의 역사입니다. 구브로는 지금의 사이프러스 섬으로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옛날에는 구리광산과 조선업으로 유명했습니다. 이곳은 비너스를 섬기는 우상의 도시, 환락과 부도덕의 도시였습니다. 우리는 본문에서 바울의 전도 방법을 배우고, 복음을 전할 때에 이를 시기하는 대적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대적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는가를 배우게 됩니다.
구브로로 향하는 바울과 바나바
바나바와 바울은 안디옥에서 파송을 받아 첫 선교지로 구브로를 택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서쪽에는 길리기아가 있고, 북쪽에는 갑바도기아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나바와 바울은 남쪽인 실루기아로 내려가 배를 타고 구브로 섬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왜 북쪽으로 올라가서 갑바도기아와 길리기아를 거쳐 갈라디아로, 또 갈라디아에서 아시아로 가지 않고 바다를 건너서 섬으로 갔을까요? 이는 성령의 보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에 내려가 거기서 배 타고 구브로에 가서”(행 13:4).
그러면 성령께서 아무 이유 없이 구브로로 가라고 했을까요?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구브로는 바나바의 고향
바나바의 고향은 구브로입니다. 그래서 그는 바울에게 고향인 구브로에 먼저 가자고 제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그렇게 한 것은 타문화권에 가서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구브로부터 복음을 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정보를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하기에 앞서 12두령을 먼저 보내어 가나안을 정탐하도록 했습니다. 군에서도 공격을 하기에 앞서 정찰병을 반드시 먼저 보내어 적군의 상황을 알아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이 동유럽 시장을 개척할 때 1년간 사원들을 보내어 그 나라의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곳에서 하는 것과 알고 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사람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만 무식하게 달려들 때 시행착오가 크고 그로 인한 손실 또한 큽니다. 그리고 사람이 처음 일에 실패하게 되면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반면에 처음 하는 일에 성공하게 되면 자신감이 생겨서 끝까지 잘 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바나바와 바울을 구브로로 보내어 강력한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게 하심으로써 앞으로의 사역도 자신감 있게 감당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도 잘 아는 곳에서부터 전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다니는 학교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부터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복음의 능력을 체험할 때 타문화권 선교사로 나가서도 복음을 잘 전할 수 있습니다.
전도는 가까운 사람부터
바나바가 복음을 영접하고 자신의 소유를 팔아 교회에 헌금한 것을 보면 이미 구브로에도 복음이 상당히 전해졌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바나바는 이미 복음을 영접한 그들과 합심하여 고향에 전도하면 전도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전도 방법을 보면 고향 갈릴리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승천 직전에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유대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까지 전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안드레는 예수님을 만난 후 제일 먼저 가장 가까운 자기 형제 시몬에게 복음을 전했고, 빌립도 친구인 나다나엘에게 먼저 복음을 전했습니다(요 1:40-42, 45). 예수님께서도 나사로 집안의 마리아와 마르다와 나사로를 사랑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전도란 혈연관계나 친척관계 등,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전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관계전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나바와 바울은 구브로 중에서도 살라미를 첫 전도지역으로 삼았습니다(행 13:5). 살라미는 구브로 섬에서 가장 큰 도시로써 유대인이 많이 사는 도시입니다. 그곳에 여러 회당이 있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은 여러 회당에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이방인의 동네에 가서 이방인에게 전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회당을 중심으로 대화가 통하고 문화가 같은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전도여행에 요한이 함께 했습니다. 요한은 마가 요한으로, 마가 다락방 주인의 아들입니다. 그는 부잣집 아들이었습니다. 그는 바나바의 조카이기도 합니다. 그는 삼촌 바나바가 선교여행을 간다기에 선교라는 말보다 ‘여행’이라는 말에 끌려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가 박수 엘루마 사건에 충격을 받고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버가에 도착하자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행 13:13). 이는 바울 일행에게 큰 낙심이 되었습니다.
바울은 회당에서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가슴에는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는 그가 성령에 이끌리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성령에 이끌리는 사람은 복음에 미칩니다. 미친다는 것은 광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는 복음의 광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심중에는 복음의 빚진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의 사람은 능력과 용기가 있습니다. 지혜와 강력한 이끌림이 있습니다. 영혼이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합니다.
만일 부모님이나 자녀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면 병실에서 한숨도 자지 않고 간호할 것입니다. 또한 사랑하는 친구, 혹은 일가친척이 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병원으로 문병을 갈 것입니다. 그리고 틈틈이 전화로 건강의 유무를 물어 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나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친구나 일가친척이 영적으로 시름시름 앓아 죽어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죄와 죽음에서 구원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처럼 전도는 내가 아는 지역에서부터,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땅끝까지 전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전도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점점 넓게 동심원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지면 점점 파장을 일으켜 호수 전체에 파문이 이는 것과 같습니다. 가족 복음화, 캠퍼스 복음화, 직장 복음화, 지역 복음화는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의 근간이 됩니다.
총독을 믿지 못하게 하는 엘루마
바나바와 바울 일행은 온 섬 가운데로 지나서 바보에 도착했습니다(행 13:6). 바보는 서쪽 항구입니다. 바보는 로마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로 로마의 총독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바예수라고 하는 유대인 거짓 선지자 마술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로마 관청 서기오 총독의 문화 고문이었습니다. 서기오는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바나바와 바울을 초청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타종교를 박해하기에 앞서 먼저 듣습니다. 총독 서기오가 낯선 전도자들을 불러 복음을 들을 때 이를 방해하는 자가 있었습니다. 이는 마술사 엘루마였습니다(행 13:8).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반드시 이를 방해하는 방해꾼이 있습니다. 특히 강력하게 복음 역사가 일어나는 곳에는 마귀도 강력하게 날뜁니다. 총독 서기오가 예수님을 믿지 못하도록 이 마술사가 방해한 까닭은 서기오가 예수님을 믿게 될 경우 마술을 더 이상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장사가 안 되기 때문에 방해했습니다. 이를 본 바울이라는 사울이 성령이 충만하여 그를 주목하며 말했습니다.
“이르되 모든 거짓과 악행이 가득한 자요 마귀의 자식이요 모든 의의 원수여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겠느냐”(행 13:10).
여기서부터 사울의 이름이 바울로 변합니다. 사울은 히브리어로 키가 크고 장대하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바울은 헬라어로 작다는 뜻입니다. 그가 작은 자라고 한 것은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키가 실제로 작아서 바울이라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바나바보다 몸집이 작았습니다. 바울은 마술사를 향해 거짓과 악행이 가득하다고 외쳤습니다. 거짓과 악행이 가득한 사람은 복음의 광채를 볼 수 없습니다. 바울은 그를 마귀의 자식이라고 책망했습니다. 마귀의 자식이란 마귀의 가치를 추구하는 자, 거짓말과 악행이 본성이 되어 버린 자를 말합니다. 바울은 그에게 모든 의의 원수라고 책망했습니다. 그리고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는 자라고 책망했습니다. 마귀는 하나님의 사역과 복음을 전하는 것을 훼방하고 교회를 핍박합니다. 바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보라 이제 주의 손이 네 위에 있으니 네가 맹인이 되어 얼마 동안 해를 보지 못하리라 하니 즉시 안개와 어둠이 그를 덮어 인도할 사람을 두루 구하는지라”(행 13:11).
바울이 말하는 순간 주님의 손이 함께 하사 마술사가 눈이 어두워졌고 자기를 인도할 사람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은 믿는 이들의 생명을 살리고 전도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기 위해 말의 권세를 주셨습니다. 이처럼 말이란 대단히 중요합니다. 성경은 말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
말이란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과 신앙의 표현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자기 말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말은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의 원인이 됩니다. 속된 사람은 속된 말을 하고 속된 행동을 합니다. 고상한 사람은 고상한 말을 하고 고상한 행동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평범한 행동을 합니다. 반면에 위대한 사상을 가진 사람은 위대한 말을 하고 위대한 행동을 합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말을 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말을 합니다.
언어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망치고 죽이기도 합니다. 한편 언어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세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강하다」는 책도 나왔습니다. 언어는 순식간에 명성, 명예, 우정 등을 무너뜨립니다. 인간의 세치 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가장 악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혀는 칭찬으로 고래를 춤추게 할 수도 있고, 심장을 파고드는 독화살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생명을 사모하고 연수를 사랑하여 복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누구뇨 네 혀를 악에서 금하며 네 입술을 거짓말에서 금할지어다”(시 34:12-13).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시 141:3).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 25:11).
사람의 몸은 세균을 막아 주는 뛰어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면역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은 이 작용이 약화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면역 기능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한 생각을 말로 표현하면 면역 기능이 배가 됩니다. 우리가 죽겠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몸의 조직과 세포와 신경이 죽을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심신이 축 늘어집니다. 반면에 “나는 살 수 있다. 나는 살아야 해” 하면 몸의 모든 조직과 세포와 신경이 살 준비를 합니다. 행동은 말과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일대 법대생을 대상으로 꿈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말로 하고, 또한 그 말을 글로 써보라고 했습니다. 3%는 말로 꿈을 말하고 글로 썼습니다. 30%는 꿈이 있지만 말도 하지 않고 글로 쓰지도 않았습니다. 67%는 꿈도 없고 꿈을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20년 후에 이들의 삶을 조사해보니 꿈을 말하고 썼던 3% 밑에서 나머지 97%가 일하더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창조의 능력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죽은 자를 살립니다. 예수님은 병든 자를 만나면 약으로 처방하지 않고 말씀으로 처방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무슨 질병이든 “너희 믿음대로 되라”(마 9:29)고 하셨습니다. 믿음은 곧 그 사람의 생각과 말입니다. 따라서 주님 안에서 믿음으로 말과 생각을 바꾸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형편을 넘어서서 믿음의 말을 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말을 바꾸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상황이 달라지면 인격이 달라집니다. 인격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집니다. 삶은 언어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임스 윌리엄(James William)은 사행습인운(思行習人運),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습니다. 말은 생각과 인격의 표현입니다.
바울의 강력한 메시지로 마술사 엘루마가 맹인이 된 것을 보고 총독이 복음을 믿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의 첫 선교지가 구브로였습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관계전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을 전할 때 반드시 이를 방해는 대적들이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복음의 대적들에게 굴하지 말고 성경의 언어, 믿음의 언어, 하나님의 언어로 원수의 세력을 파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주님 안에서 믿음의 언어인 긍정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언어, 믿음의 언어, 천상의 언어로 복음의 대적을 물리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